지난 14일부터 이틀간 강원 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 60㎝가 넘는 폭설이 쏟아지면서 강원도에선 7중 추돌 사고 등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차량 12대가 눈길에 1시간 넘게 고립되기도 했다. 일부 도로가 통제됐고 하늘길도 멈춰 섰다.
15일 낮 12시 4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한 도로에선 차량 12대가 눈 속에 고립됐다. 소방 관계자는 “언덕길을 올라가던 일부 차량이 멈춰 서면서 12대가 뒤엉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1시간 20여 분 만에 구조 작업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50분쯤 강원 양양군 강현면 도로에서는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전복돼 운전자 1명이 다쳤다. 오전 9시 23분쯤 강원 홍천군 서석면에서도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도랑으로 떨어지면서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7시 33분쯤엔 강원 강릉시 옥계면 동해고속도로 속초 방향 강릉 1터널 인근에서 차량 7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60대 남성 등 2명이 다쳤다.
폭설에 도로 곳곳이 통제됐다. 강원도는 지난 14일부터 인제와 고성을 잇는 미시령 옛길과 영월군도 15호선 등을 통제했다.
15일 원주공항과 양양국제공항의 항공편도 모두 결항했다. 양양공항 관계자는 “16일 활주로 상황을 봐야 운항 재개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동해고속도로 속초~양양 구간은 오전에 눈이 내린 데다 귀경 차량까지 몰리면서 극심한 교통 체증을 빚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이날 오후 9시까지 강원 미시령에 60.1㎝의 눈이 쏟아지는 등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고성 현내(22.4㎝), 양양(17.7㎝), 속초(16.3㎝), 강릉(14.2㎝) 등에도 많은 눈이 내렸다.
이번 눈은 눈구름이 동해를 지나면서 습기를 많이 머금은 습설(濕雪)인 데다, 16일까지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피해가 우려된다. 습설은 눈 자체가 무거운 데다 잘 쌓여 100㎡에 50㎝의 눈이 쌓이면 무게가 약 5t에 달한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16일 오전까지 강원 산지에 많은 곳은 최고 15㎝ 이상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동해안 중·북부에는 최대 10㎝, 동해안 남부에도 최대 5㎝의 눈이 더 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15일 오후 9시쯤 구리포천고속도로 포천 방향 소흘읍 인근 구간에서는 도로 결빙으로 차량 30대 이상이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심정지 1명 등 20여명의 중경상자가 나왔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강원과 서울, 경기 등 일부 지역에 한파특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16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6일 아침 눈이 얼어 빙판길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교통안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