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에서 고려대 학생들이 탄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불타는 사고가 발생해 탑승자 5명 전원이 숨졌다.
12일 소방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3분쯤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의 한 다리에서 그랜저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차량은 사고 직후 발생한 화재로 완전히 불탔다.
소방 관계자는 “차량에 불이 붙었다는 목격자 신고를 받고 오전 1시 32분쯤 현장에 도착해 1시 45분쯤 화재를 진압했다”며 “도착 당시 이미 차량 전체가 불타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차량 안에선 남성 4명, 여성 1명 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은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짧은 시간에 전소된 이유, 사고 후 탑승자들이 탈출하지 못한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인근 CCTV를 확인한 경찰은 사고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직후 엔진룸에 불이 붙었고 이 불이 운전석 등으로 옮아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차량은 2011년식으로 노후 차량의 경우 추돌 사고 후 불이 나는 경우가 있다”며 “탑승자들이 추돌 충격으로 의식을 잃었거나 문이 심하게 찌그러져 탈출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고 차량은 사망자 중 한 명의 부모 소유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사고 현장은 빙판길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5명을 근처 스키장에서 훈련해온 고려대 스키 동아리 회원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들을 포함해 고려대 스키 동아리 회원들이 11일 저녁 대관령면의 한 식당에서 열린 한국 대학 스키 연맹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사망자들의 음주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시 행사에는 대학 스키 동아리 회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화재로 시신이 심하게 훼손됐다”며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날 고려대 측은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학생들을 깊이 애도한다”며 “현재 자세한 사고 경위 등을 포함한 경찰 조사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