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돌파한 지난해 1월26일, 경북 경산시보건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 진단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경북 경산시보건소장 임용을 앞두고 ‘의사’ 대 ‘비(非)의사’ 논란이 일고 있다.

경산시는 개방직인 보건소장 임용을 위해 지난해 11월과 12월 보건소장을 2차례 공개모집했다. 당시 지원자격은 ‘의사 면허 소지자’로 제한했다.

여기에 안모(62) 당시 보건소장이 단독지원했다. 안씨는 5년 간 경산시보건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코로나 사태 당시 방역 일선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당시 면접위원들은 안 보건소장을 부적격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산시는 올해 2월 3차 공모에 들어갔고, 지원자격을 의사 또는 보건·식품위생·의료기술·의무·간호·보건진료 직렬의 공무원으로 확대했다.

3차 공모에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안 전 보건소장, 보건행정직인 다른 공무원 등 2명이 지원했다. 이들에 대한 면접은 20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의사회는 조현일 경산시장에게 서한을 보내 “현행 지역보건법 시행령에는 보건소장에 의사를 우선 임용토록 했는데 공중보건 업무의 수행에 있어서 전문성을 갖춘 의사의 자격과 역량이 보건소장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지역 주민의 건강증진 및 공중보건 향상, 감염병 예방 등 보건소의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관계 법령 및 임용기준에 따른 의사 면허 소지자가 경산시보건소장으로 하루빨리 임용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경산시는 “보건소장의 역할이 진료 뿐 아니라 다양하다는 의견도 있어 면접을 통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건소장을 임용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경산시보건소장이 의사가 될 지, 아니면 의사 아닌 보건행정직 공무원이 될 지는 면접 결과에 따라 판가름나게 됐다.

한편 경북지역에는 23개 기초자치단체에 25개의 보건소가 있는데, 소장은 1곳을 제외하고 모두 비의사 출신이다. 보건행정직 또는 일반직 공무원이 보건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유일한 의사인 포항시 북구보건소장은 3년 후면 퇴직 대상이다. 이 때문에 경북 지역 보건소장이 모두 비의사 출신 직렬들로 채워지게 될 수도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대도시보다 교통이나 문화생활 여건이 부족한데다 보수도 낮아 의사가 보건소장으로 근무하는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