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공로자회, (사)특전사동지회는 14일 광주광역시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오늘의 증언이 5·18 진상규명의 첫걸음이다’라는 주제로 증언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1980년 5월 항쟁 당시 제3공수여단 소속 중사로 진압 작전에 투입됐던 김귀삼(68) 씨가 증언자로 나섰다.
김씨는 43년 전 광주역과 광주교도소에서 직접 경험한 작전 상황을 담당하게 증언했다. 그는 “제가 있던 제대(분대)는 광주역 진압 작전 시 실탄을 지급받지 않았고, 발포 명령을 받지도 않았다. 나중에 총상 사망자를 보고 발포가 이뤄진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포로로 잡혀 온 시민 중 한 사람을 대검의 무딘 부분으로 대퇴부를 찔렀던 사실도 전하며 “그분이 아직 살아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사죄하고 싶다”며 말했다.
김씨는 이후 옛 광주교도소에 배치됐다고 했다. 그는 “광주교도소에 접근하는 차량을 잡으라며 실탄을 지급받았고, 실탄을 줬기 때문에 발포 명령과 다름 없었다”고 말했다.
옛 광주교도소 작전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날 행사에 참석한 5·18 당시 시민군 김태수(68)씨와 기억을 맞춰보기도 했다. 김태수씨는 당시 부상자를 이송하던 중 옛 광주교도소 주변에서 계엄군의 총격에 부상을 입고 연행돼 모진 고문을 받았다.
김씨는 “고속도로 진입로를 향해 파놓은 매복굴에 잠복, 지나는 차량을 향해 총을 쏜 사실이 있다. 당시 그 작전에 참여한 게 맞다”고 밝히며 김태수씨를 향해 고개를 떨궜다.
증언을 마친 김씨는 5·18 단체 회원들과 함께 광주역과 옛 광주교도소를 방문한 뒤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그는 참배단 앞에서 두 번 절한 뒤, 희생자 묘역을 찾아 “잘못했다. 피해가 너무 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