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석 기독교 복음 선교회 총재. /기독교 복음 선교회 홈페이지

정명석(78)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의 여신도 준강간 혐의 사건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들이 잇따라 사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정씨에 대해 악화된 여론에 부담을 느낀 탓으로 보인다.

17일 법무법인 윈에 따르면 이날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나상훈)에 변호인 지정 철회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법무법인 윈 이종오 변호사는 “법무법인 광장과는 당초부터 변론 방향이 달랐는데, 광장이 사임한 상황에서 (제가) 재판을 주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피고인의 성폭행 사실관계에 대해 저는 알 수 없고, 법리적인 주장만 담당해온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씨의 또 다른 변호인인 강재규 변호사도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 13일 변호인 6명이 전원 사임하겠다며 법원에 지정 철회서를 제출했다. 광장 측은 이와 관련한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는 정씨의 범행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방영된 이후 사회적 공분이 거세지며 악화하고 있는 여론에 부담을 느낀 탓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가능하면 정씨의 1심 구속 만기(내달 27일)가 되기 전 선고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전지법 형사12부는 지난 7일 열린 정씨에 대한 4차 공판에서 “피고인의 특수성이 있어 석방을 고려하기 어렵다”며 “집중심리를 통해 이달 중 변호인 측이 신청한 증인 신문을 끝내고 구속 기간 내에 선고까지 마치려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정씨 변호인 측이 요청한 22명의 증인도 모두 채택하기는 어렵다”면서 “변호인 측이 신청한 증인이 너무 많고 내용상 전부 다룰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진술서로 대체할 것을 요구했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홍콩 국적 여신도 A(28)씨를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2018년 7월부터 같은해 말까지 5차례에 걸쳐 금산 수련원에서 호주 국적 신도 C(30)씨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정씨는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신도들을 세뇌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씨 측은 “피해자들은 성적으로 세뇌되거나 항거 불능 상태가 아니었으며, 자신은 ‘신이 아니고 사람’임을 분명히 했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앞서 정씨는 신도 성폭행 혐의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이후 다시 준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