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하면 고수익을 주겠다’며 금융 지식이 부족한 노인 등을 상대로 사업 투자자를 모집한 업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A그룹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 등 6명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대전경찰청도 해당 그룹과 관련해 ‘과거 불법 유사 수신업체 등과 수법이 유사해 금융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금융감독원의 수사 의뢰를 받고 지난 2월부터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전 유성구에 본사를 둔 A그룹은 메타버스 및 블록체인 임대 서비스, 줄기세포 배양기술을 이용한 의약품·코스메틱, 온천 글램핑 등 여러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고 밝히면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고, 산하 재단을 통해 불우 청소년도 지원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해당 그룹은 1구좌(55만원)에 투자하면 매일 1만7000원을 지급해 월 수익이 100％에 달한다고 홍보하며 투자자를 모았다. 투자자들은 회장 B씨가 담임 목사로 있는 세종시 한 교회를 중심으로 사업이 점조직처럼 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60대 피해자는 “B회장 교회 신도라 믿고 투자했다가 홍보한 내용이 거짓임을 알게 됐다”며 “교회 신도와 주변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자를 모집해 왔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들은 해당 업체가 홍보한 사업이 거짓이거나 실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1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A그룹이 “우리 기업은 ETRI의 연구소 기업이며 공동 사업을 하고 있다”며 투자자를 모은 것과 관련해 이 업체를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또 산하 재단을 앞세워 충남 공주시에 1만 평 규모 온천랜드를 조성해 개장 후 운영수익을 배당받게 해준다며 지난 3월까지 투자자를 모집했다고 한다. 공주시는 피해자들의 문의에 “해당 부지는 온천 개발을 할 수 없는 개발제한구역으로 해당 지역에 온천 관련 사업으로 허가받은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A그룹은 최근까지 사업 설명회를 열어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4차산업혁명, 메타버스 등 IT 관련 사업을 잘 모르는 노인을 중심으로 투자자를 불려 나갔다. 한 피해자 자녀는 “어머니가 지인 통해 ‘돈을 많이 번다’는 말을 듣고 가입했는데 아픈 노인을 상대로 투자를 유도한 것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그룹은 공지글을 통해 “법적 검토를 거쳐 운영하고 있고, 운영형태에 있어 유사수신행위, 사기, 다단계법 위반,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행위 등 현행법상 어떤 법규에도 저촉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은 “고수익을 약속하며 자금을 모집하면 유사수신·사기에 해당하며 ‘플랫폼, NFT 투자’ 등을 통해 ‘고수익이 가능하다’고 유혹하는 업체를 주의하고, 투자 전 반드시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