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모습./연합뉴스

폭우와 강풍이 몰아쳐 이틀간 항공기 결항이 속출했던 제주공항이 6일 비가 멈추고 바람이 잠잠해지면서 정상 운영되고 있다. 제주공항에 발효됐던 기상특보는 이날 오전 3시 해제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제주공항에서 국내선 489편(출발 248·도착 241)과 국제선 23편(출발 11·도착 12)이 운항한다. 모두 512편이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오전 6시 10분 제주발 대구행 진에어 LJ956편을 시작으로 항공기 운항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며 “이틀간 제주에 발이 묶인 결항편 승객 수송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악천후로 지난 4일 제주공항에서 항공편 243편(출발 118·도착 125)이 결항해 수학여행단 33개교 6000여명을 비롯해 2만여명이 제주를 떠나지 못했다. 5일에도 항공편 220편(출발 114·도착 106)이 결항했다. 이틀간 463편이 이착륙하지 못한 것이다. 제주 기점 해상에 발효 중인 풍랑특보와 선박 정비 등을 이유로 8개 항로 11척 중 7개 항로 8척만 운항할 예정이다.

제주 한라산은 3~5일 사흘간 최고 1000㎜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한라산 삼각봉에 1013㎜, 진달래 밭에 785㎜, 제주가시리 388㎜, 서귀포 376.3㎜, 새별오름 303.5㎜, 성산 259.5㎜, 고산 184.9㎜, 제주 148.7㎜ 등이다. 오전 6시 제주도 육상에 발효됐던 강풍특보와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제주와 남부지방에 폭우가 내린 5일 전남 장흥군 대덕읍 농경지에서 작물이 강한 바람에 쓰러져 있다./연합뉴스

남부지역은 이번 비로 농작물 침수 피해가 발생했으나,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이 됐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전남 고흥 나로도 340.5mm를 최고로 광양 백운산 273.0mm, 광주 118.6mm 등이다. 무안국제공항과 광주공항 등도 정상 운영되고 있다.

전남은 농작물 침수와 쓰러짐 피해가 속출했다. 고흥군 포두면·남양면, 강진군 마량면, 보성군 웅치면 등지에서 모내기를 끝낸 논 175㏊가 빗물에 잠겼다. 장흥군 대덕읍, 보성군 조성면·득량면, 강진군 신전면·도암면 등지의 밀과 보리 경작지 525㏊에서는 작물 쓰러짐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이번 폭우는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각한 가뭄을 겪어온 완도 섬 지역 5곳은 제한 급수가 순차적으로 해제될 예정이다. 일부 섬은 1년 가까이 제한 급수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비로 보길도 부황제 저수율은 100%에 도달했다. 광주광역시 주민 식수원 동복호와 주암호 저수율도 대폭 올랐다. 주암댐의 저수율은 비가 내리기 전 20.8%에 그쳤으나 이날 오전 27.5%로 상승했다. 동복댐의 저수율도 21%에서 28.7%로 올라갔다.

기상청은 7일까지 제주에 가끔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제주도의 예상 강수량은 5~20㎜다. 전라권과 경남권은 5㎜ 내외로 예상된다. 충청권남부와 경북권남부는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해상에서는 강풍과 높은 파도를 주의해야 한다. 이날 오후까지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서부 서쪽 먼바다에 바람이 초속 9~18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도 1.5~4m로 높게 일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유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비가 내리는 5일 오후 전남 완도군 노화읍 등에 식수를 제공하는 보길면의 부황제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