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제주 선비들의 여름 달밤 뱃놀이 풍류 문화를 잇는 공연인 ‘2023 용연음악회’가 3일 제주시 용연 일대에서 열린다. 용연음악회는 여름 달밤 뱃놀이인 용연야범(龍淵夜泛)을 재현한 것으로, 용연계곡을 무대로 제주의 전통 배인 ‘테우’ 위에서 연주하는 이색 음악 축제다.
달빛이 용연을 비추면 조선 시대 선비들은 용연에 배를 띄워 밤 정취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배에 켜놓은 등불들이 밝은 달빛과 어울려 아름다운 밤 경치를 이루었는데, 이 밤배놀이를 용연야범이라 불렀다.
1999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23회를 맞이한 용연음악회는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문화원이 주관한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제주시 용담1·2동 민속보존회의 풍물놀이와 제주탐라민속예술원의 대북공연 등 식전 공연에 이어 오후 8시부터 본 공연이 펼쳐진다. 본 공연에선 제주도립교향악단이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캐리비언의 해적’을 연주하며, 제주농요보존회가 ‘밧 보리는 소리’ ‘마장질소리’ 등 지역 노동요를 합창한다.
또 용담키즈밴드 청소년 공연, 기타리스트 양웅선의 연주, 국악연희단하나아트의 퓨전국악공연 등도 펼쳐진다. 테너 김재민의 ‘뱃노래’, 소프라노 정승연의 ‘넬라판타지아’ 독창이 연주되고, 피날레는 도립제주예술단, 제주문화원 실버합창단, 테너 문순배의 제주민요 ‘서우젯소리’로 마무리된다. 음악회는 제주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정윤택 제주시 문화예술과장은 “여름이 시작되는 밤, 용연 계곡의 정취와 함께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진 음악회를 모두 함께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