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8시 2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지하철 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출근길 이용객 3명이 허리와 다리 등에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고, 11명이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았다. 이 에스컬레이터는 최근 실시된 월 단위 정기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수내역 2번 출구에 설치된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위로 올라가다 멈춘 뒤 갑자기 다시 아래로 주행하는 바람에 타고 있던 이용객들이 균형을 잃으면서 구르거나 넘어졌다. 당시 에스컬레이터에는 출근길 승객 수십명이 가득 타고 있었다.
사고 당시 현장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보면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면서 이용객들이 뒤로 밀려 서로 뒤엉키거나 에스컬레이터 밖으로 굴러 떨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당황한 이용객들이 뒤돌아 뛰어내려오기도 했다.
이 사고로 이용객들은 허리, 다리, 어깨 등의 통증을 호소해 일부는 국군수도병원, 분당차병원, 제생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 11명은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고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에스컬레이터는 2009년에 설치됐으며 길이 9m이다. 수내역 내 에스컬레이터를 위탁 관리하는 A업체는 지난달 10일 해당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정기 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내렸다. 이 업체는 매달 1회 수내역 내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며, 이달 10일쯤에도 점검을 앞두고 있었다.
또 이 에스컬레이터는 지난해 9월 30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매년 실시하는 안전 점검에서도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역주행 사고가 발생하면서 앞서 실시한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에스컬레이터의 수동 조작 장치 등을 작동시켰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고를 목격한 한 시민은 “매일 타고 다니는 에스컬레이터인데 언제 또 이런 사고가 일어날까 걱정되고 무섭다”며 “평소 이용객이 많은 곳인데 신경을 써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 분당구에서는 2013년 7월 18일 오후 8시30분쯤 분당선 야탑역 4번 출구 상행 에스컬레이터에서 역주행 사고가 발생해 20여명이 다치기도 했다. 당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수리 과정에서 감속기와 모터를 연결하는 피니언기어를 ‘짝퉁’ 부품으로 교체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