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 문수면 무섬마을 인근 하천에서 악어로 추정되는 동물이 목격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이후 환경 당국이 8일째 수색·감시 중이다.
영주시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악어는 지난 13일 저녁 7시쯤 문수면 무섬교 인근에서 필리핀 출신 계절 근로자 4명과 이들을 고용한 한 영주시민에게 목격됐다.
이들은 “길이 1m에 허벅지 크기 몸통쯤 되는 악어가 육지에 있다가 곧바로 물속으로 사라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증명할 당시 촬영한 사진은 없다.
신고 이후 영주시는 경북도와 대구지방환경청에 상황 보고를 하고 악어 포획을 위한 수색에 돌입했다. 지난 15일에는 무섬교 주변에 CCTV 5대를 설치했다. 또 야간엔 열화상 촬영이 가능한 드론을 동원해 일대를 수색 중이다.
영주 무섬교 인근 하천은 얕은 수심에 투명할 정도로 물이 맑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주시는 수초가 많은 지역까지 수색을 확대했지만 악어의 발자국이나 배변 등 구체적인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환경 당국은 당분간 신고지점 인근 감시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목격자들의 신고를 오인신고로 단정하지 않았다. 우선 신고자가 총 5명, 다수인 데다 신고 당일 일몰 시간은 오후 7시40분으로 신고 시점인 오후 7시는 사물을 구분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악어가 장기간 발견되질 않자 일각에서는 수달 등 목격자들이 오인해서 신고한 사례라고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당시 목격자 우모씨는 “일몰 전 필리핀인들과 일을 마치고 함께 귀가하던 중 물속으로 스르르 사라지는 악어를 똑똑히 봤다”며 “도저히 믿기질 않아 내 옆의 필리핀인들에게 물어보니 ‘악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항온동물인 악어는 1년 동안 물 이외에 아무 것도 안 먹고도 살 수 있다. 신고대로 실제 악어로 확인되면 국내 하천에서 악어가 발견된 첫 사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악어 목격담이 전해진 영주 무섬마을은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과 영주천이 만나 마을의 삼면을 감싸듯 휘감아 도는 물돌이 마을이다. 문화재가 많아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
오리무중 악어 소동이 이어지자 영주시는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악어 목격담 진위 여부를 떠나 빨리 발견되거나 포획하지 않으면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어 걱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