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3월 12일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와 관련, 방화 가능성은 낮고 직접적인 발화 원인을 명확히 특정하기는 어렵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21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사건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화재의 직접적인 발화원을 특정하기는 불가하다는 감정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공장 설비가 장시간 심하게 불에 타고 붕괴돼 발화지점과 발화 원인을 명확하게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재춘 강력범죄수사대장은 “통상 방화의 경우 발화점에 나타나는 특징이 있는 데 현장에선 이 같은 특징을 찾을 수 없어 방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소방, 국과수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합동 감식을 벌이고, 발화 원인을 특정하기 위해 CCTV 분석, 현장 관계자 조사 등을 다각도로 진행해 왔다. 경찰은 “화재가 시작된 공장 지하 설비에서 전선 스파크 또는 스팀배관의 축적된 열이 피트 내부에 떨어진 가연성 물질에 닿아 발화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직접적인 발화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1차 화재 발생 후 10여 분 뒤 발생한 2차 화재의 구체적인 발화점 규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다만 타이어를 찍어내는 가류공정 설비 위쪽에 분진을 모으는 집진 시설이 있어 이를 통해 불씨가 다른 설비로 떨어져 불이 번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수사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12일 오후 10시 9분쯤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2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당시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헬기 9대 등 장비 158대와 인력 750명을 동원해 화재 발생 58시간 만에 불을 껐다. 이 불로 2공장 전체가 모두 불타고, 물류창고에 보관 중이던 타이어 완제품 21만개가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당시 공장에서 일하던 작업자 10명이 긴급히 대피, 다행히 별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