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된 뒤 탐방로 훼손으로 폐쇄됐던 ‘용눈이오름’이 2년 4개월 만인 7월부터 다시 개방된다.

제주 용눈이오름. /조선DB

제주도는 7월 1일부터 제주시 구좌읍 용눈이오름의 자연 휴식년제를 해제한다고 29일 밝혔다. 용눈이오름은 탐방로의 극심한 훼손 등이 문제가 되면서 식생 복원을 위해 2021년 2월부터 자연 휴식년제가 적용돼왔다. 자연 휴식년제는 식생복원을 위해 탐방객의 출입을 금지하는 제도다. 휴식년제 기간 오름을 무단으로 출입하면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2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용눈이오름은 높이 88m, 둘레 2685m 화산체다. 오름 한가운데 움푹 팬 곳이 용이 누웠던 자리로 전해지면서 ‘용눈이오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오름은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제주 동쪽 지역의 대표적인 오름 중 하나다. 오름 정상 분화구까지 오르는 길이 완만해 1시간 안팎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탐방할 수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정상에 올라서면 움푹 팬 분화구를 중심으로 한 바퀴 돌면서 제주 동부 지역의 오름 군락과 고즈넉한 제주 산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동쪽 지점에서는 바다 옆에 우뚝 솟은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한눈에 담긴다.

하지만 2017년 제주에 여행 온 TV 유명 프로그램 출연진이 이 오름에 올라 풍경을 감상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관광객 등 탐방객이 집중적으로 몰렸다. 이 때문에 탐방로는 물론 그 주변까지 흙이 패어 암반이 드러날 정도로 훼손됐고, 탐방로를 벗어나 오르는 탐방객들도 속출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식생 회복을 위한 휴식을 거친 후 올 상반기 탐방로 정비를 실시하고 7월부터 오름을 다시 개방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또 2008년 12월부터 15년간 자연 휴식년제를 시행 중인 물찻오름도 탐방로 등의 정비 공사가 끝나는 대로 출입을 허용할 계획이다.

한편 현재 산악자전거를 타는 탐방객들이 드나들면서 단기간에 심각한 훼손이 진행된 문석이오름과 도너리오름에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돼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아울러 백약이오름과 송악산의 경우 정상 일부 지역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