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지난 12일 50대 근로자가 작업 도중 숨진 사고와 관련, 노동 당국이 중대재해 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대전고용노동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는 한국타이어 직원 50대 A씨의 사망 사고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노동 당국은 대전공장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검토 중이다. 한국타이어 측은 전날 야간부터 자체적으로 작업을 중단한 상태다.
근로자 A씨는 전날 오후 3시 35분쯤 대전시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 1공장 성형공정에서 작업을 하다 기계 설비에 가슴 등이 끼여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대전 2공장에서 일하던 A씨는 지난 3월 화재로 2공장이 전소되자 휴업하다 5월 초 1공장 성형공정으로 전환 배치됐다. 그는 2공장에서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 성형공정 작업을 해왔지만, 전환 배치 후 1공장에서 승용차용 타이어 성형공정 작업으로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
성형공정은 타이어 구성 재료를 성형기에 붙여 원통형 타이어를 만드는 과정이다. A씨가 한 작업은 통상 1인 작업으로, 작업자 4명이 기계설비 3대를 작동·관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A씨가 작업을 충분히 익히기 전 무리하게 일하다 사고가 났다”며 “사측이 생산 재개에만 혈안이 돼 안전확보는 뒷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A씨가 전환 배치에 따른 법정교육 이수를 완료했고, 한 달가량 사수를 배치해 설비 방법 등을 교육하는 등 법적 지침을 준수했다”며 “작업을 중단하고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노동·소방당국과 이번 주 중 합동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작업 당시 장면이 포착된 방범카메라(CCTV) 영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고 목격자와 사측 안전관리자 등을 조사 중이며, 유관기관 합동 감식을 통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했다.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숨진 근로자의 전환배치 전후 작업 내용과 기계설비 이상 여부를 종합해 안전관리상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