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새벽 충북 괴산군 칠성면 괴산댐 물이 월류(越流)해 하류 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에서 댐 물이 넘치는 월류가 발생한 것은 지난 1980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괴산댐이 넘쳤다. 이날 댐 주변과 하류 주민 18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댐 수위가 내려가면서 월류는 3시간 만에 멈췄다.
16일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괴산댐이 담수 용량을 초과한 것은 15일 오전 6시 30분쯤부터다. 앞서 새벽 3시 40분쯤 상시 만수위(136.65m)를 넘어섰고, 5시 20분쯤 수위가 137m를 넘겼다. 오전 9시엔 138.11m까지 올랐다. 홍수위 136.93m를 훌쩍 넘긴 수준이었다.
괴산댐은 1957년 국내 기술로 건설된 최초의 수력발전 댐이다. 1980년 7월 22일 댐 물이 넘쳤고, 2017년 7월 16일에도 물이 넘칠 뻔하다가 위기를 넘겼다. 2017년 홍수 때는 만수위를 넘겨 방류하는 바람에 저지대 주택·농경지 등이 침수 피해를 봤다.
이날 월류 사태에 주민들은 긴급 대피했다. 댐 하류 지역인 괴산군 칠성면과 장연·감물면 주민 1000여 명은 고지대로 대피했고, 댐 하류에 있는 달천 주변 충주시 살미·대소원면 주민 800여 명은 인근 체육관 등으로 피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댐 월류는 3시간 만에 중단됐고, 안전 진단 결과 댐 붕괴 우려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16일 오전 10시 기준 괴산댐 수위는 130.76m로, 계획 홍수위 136.93m보다 6m 이상 낮아졌다. 주민 김문태(70)씨는 “언제 다시 댐 물이 넘쳐 덮칠지 몰라 불안하다”고 했다.
이날 괴산군 문광면에선 30대 아들이 급류에 휩쓸린 60대 아버지를 구하러 나섰다가 부자 모두 숨졌고, 전날(15일) 강원 원주시 신림면에선 주민 A(65)씨가 소먹이를 주려고 길을 건너다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전국적으로는 호우와 산사태로 모두 36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다. 경북 19명에 이어 충북 12명, 충남 4명, 세종 1명 등이다. 실종은 경북 8명, 부산 1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