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서 폭염에 밭일하던 70~90대 노인 4명이 잇따라 숨졌다.
30일 경북도소방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9시58분쯤 경산시 자인면 한 밭에서 김모(70대)씨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사인은 온열 질환이었다.
같은 날 오후 5시 8분쯤 문경시 영순면에서도 밭일을 하던 김모(여·80대)씨가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소방 당국이 출동 당시, 사후강직(死後強直) 상태였던 이 여성의 체온은 40.8도였다.
또 오후 4시 7분쯤 김천시 농소면 과수원에서 일하던 이모(여·80대)씨가 폭염에 목숨 잃었다. 당시 숨진 이 여성의 체온은 41.1도로 측정됐다.
이보다 앞선 오후 1시 28분쯤 상주시 이안면에서도 밭에서 일하던 이모(90대)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이외 같은 날 오후 청도와 경주에서도 80대와 90대 여성이 밭에서 각각 쓰러져 숨졌으나 사인이 온열질환으로 분류되진 않았다.
현재 울릉도·독도를 제외한 경북 내륙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다. 경북 지역에는 29일 8건, 30일 6건 등 14건의 온열질환 관련 응급의료 신고가 접수됐다.
질병청에 따르면 온열질환자 연령대는 65세 이상 노인이 26.7%로 가장 많고, 50대가 20.9%로 뒤를 이었다. 온열질환은 실외 작업장(32.4%), 논·밭(12.7%), 길가(11.9%)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발생 시간은 오후 12시~5시까지 낮 시간대가 5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경찰소방본부 관계자는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불가피하게 야외 활동을 할 땐 챙이 넓은 모자와 헐렁한 옷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