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장마 종료 직전 시작한 찜통더위로 7일 현재 14일째 폭염특보가 전국에 발효된 가운데, 전력 사용량이 급증해 정전 사태가 잇따르고 온열질환 사망자가 역대 최악의 폭염이 덮친 2018년의 절반 수준까지 치솟는 등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습도와 풍속 등을 감안한 최고 체감기온은 경기 안성 38도, 전남 담양 37.8도 등 전국적으로 35~37도를 나타냈다. 기상청은 올해부터 낮 최고 체감기온이 이틀간 33도를 넘어서면 폭염특보를 발동하고 있다.
중대본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일부 섬과 산악 지역을 제외한 전국이 보름 가까이 삼복더위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밤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도 폭염특보 기간 대부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6일 오후 7시 30분부터 오후 11시 사이 인천시 부평구 부평·청천·산곡동 아파트 3곳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입주민 1600가구가 에어컨과 선풍기를 틀지 못하고 한더위에 고스란히 노출돼 불편을 겪었다. 한전은 다음날 오전 3시 40분쯤 모든 복구 작업을 마무리했다. 최장 8시간 동안 정전이 이어졌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 사용량이 늘어 설비 과부하 등으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남구 송하동과 서구 풍암동 아파트에서도 7일 오전 4시 15분쯤 정전이 일어났다. 1000가구의 주민이 1시간 30분 동안 삼복염천에 불편을 겪었다.
35도가 넘는 가마솥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11시 42분쯤 충남 홍성군 은하면 대율리 밭에서 A씨(66)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씨 체온은 38.7도였다. 같은 날 낮 시간대 경북 안동과 포항에서 밭일하던 90대 농민 2명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이 폭염에 대응하기 시작한 5월 20일 이후 누적 온열질환 사망자는 21명으로 폭염이 극심했던 2018년 전체 44명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사망을 포함한 올해 전체 온열질환자는 1719명으로 지난해 1202명보다 이미 517명이 더 많다. 기상청은 오는 10일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함에 따라 10일부터 수일간 불볕더위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