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강타한 10일 오후 강원도 동해시 망상동에서 소방대원들이 시각장애인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소방청 제공

10일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카눈’이 남부지방에 큰 비를 내리고 점차 북상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오후 6시 현재 충주 북동쪽 부근을 지나고 있다. 이후 오후 9시쯤 서울 동쪽 지점을 지나고, 내일 새벽 3시쯤 서울 북서쪽 80km 지점을 거쳐 북한 방향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108개 시도에서 1만4153명이 임시 대피 중이라고 밝혔다. 오전 11시보다 약 3500명이 늘어난 숫자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9208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경남 2960명, 전남 975명, 부산 350명 등이다.

한편 대구 군위군 남천에선 한 6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소방당국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당국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 중이다. 대구 달성군에선 전동 휠체어를 타고 있던 한 60대 남성이 실종됐다. 그가 타고 있던 전동 휠체어가 도랑에 빠진 채 발견돼, 당국은 일대를 수색 중에 있다. 경북 경산에서는 한 지하차로에서 자동차 1대가 침수돼 70대 운전자 1명이 구조됐다.

중대본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한 뒤 ‘카눈’으로 인한 사망자 및 실종자 집계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10일 오후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수리 마을이 침수돼 우사에 있던 소가 불어난 빗물에 갇혀 있다. /뉴스1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도 전국적으로 이어졌다. 부산 서구에선 송도해수욕장 인근에선 해상 케이블카 건물 외벽 마감재가 바람에 뜯겨 날아가고 한 건물 유리창이 깨졌다. 경남 창원에서는 오전 8시쯤 도로의 맨홀 뚜껑이 솟구쳐올라 시내버스 바닥을 뚫는 사고가 났다. 기사와 승객 등이 탑승 중이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충북 보은 속리산에선 수령이 500~600년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 나무의 가지 2개가 부러졌다. 경북 구미의 천연기념물 357호 ‘구미 반송(盤松)’ 나무도 일부가 쓰러졌다.

카눈으로 인해 전국 14개 공항의 항공기 355편이 결항됐다. 철도도 고속열차 161회, 일반열차 251회, 전동열차 44회가 운행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