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에 제6호 태풍 카눈이 상륙하며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경남 창원에선 폭우로 맨홀 뚜껑이 솟아올라 시내버스 바닥을 뚫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분쯤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맨홀 뚜껑 하나가 굉음을 내며 정차해 있던 101번 시내버스 밑바닥을 뚫고 올라왔다.
당시 시내버스에는 버스기사를 비롯해 5~6명이 탑승 중이었다고 한다. 다행히 이 맨홀 뚜껑은 승객들이 앉아 있던 좌석이 아닌 차체 중앙 부분으로 뚫고 들어오면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맨홀 뚜껑이 올라온 자리가 달라졌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해당 버스는 사고 직후 승객들을 하차시킨 뒤 버스 차고지로 이동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맨홀 뚜껑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튀어오르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차체 밑바닥의 빈 공간을 뚫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버스는 중국 ‘하이거’에서 제조한 전기버스 ‘하이퍼스’로 파악됐으며, 2021년에 차량을 등록했다. 전기버스는 배터리를 차체 후면이나 상부에 분산시켜 탑재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조선닷컴에 “사진상으로 바닥 하부는 플라스틱 재질로 추정된다”며 “주행거리를 늘려야 하는 전기버스의 경우 경량화를 위해 바닥 하부를 금속이 아닌 플라스틱 같은 비금속 재질을 사용하는 편”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사례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도로에 있던 돌이 튀어 오르거나, 더운 지역에선 타이어 파열로 그 파편이 하부를 뚫고 들어와 탑승객들이 다칠 수 있다”며 “이런 충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차체 하부를 강화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산 전기버스는 옆이나 후면에 배터리를 탑재하기 때문에 바닥재를 단단한 철제로 만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10분쯤 진해구 경화역 주변을 달리던 301번 시내버스의 타이어가 맨홀 뚜껑에 의해 펑크나기도 했다.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창원에는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331.8㎜의 비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