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광복절인 15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했다. 구미 생가는 박정희 대통령이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20년을 살았던 곳이다.
모친 고(故) 육영수 여사의 기일인 이날 외출은 박 전 대통령이 대구로 귀향 후 지난 4월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한 이후 4개월 만이다.
바지, 운동화 등 편한 차림의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 등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입구에 도착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미리 나와 박 전 대통령을 맞았다.
생가까지 60여 m에 늘어선 지지자 수십 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합니다” “건강해 보이십니다”고 인사하자 “안녕하세요”, “말복이 지났는데 아직 덥네요” 하며 일일이 악수로 화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생가 앞 분향소부터 들러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영정 앞에 분향을 하고 1분여 동안 고개를 숙였다. 분향소를 나와선 박정희 대통령과 육 여사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살펴봤다.
박 전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 생전 사용하던 물품 등이 전시된 박 대통령 역사자료관을 둘러본 뒤 생가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역사자료관 수장고에선 육 여사가 사용한 책상과 액세서리함 등을 발견하고 “이거 어머니 거 맞다. 관리 잘해줘서 고맙다”고 김장호 구미시장에게 전했다. 김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이 유품들이 잘 관리돼서 교육 현장에 많이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늘이 어머니 49주기 기일이기도 하고 아버지 생가를 방문한 지도 좀 오래됐다”며 “사실은 좀 더 일찍 방문하려고 했는데 사정이 있어서 늦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에 아버지 모시고 여러 번 왔었고, 올라오면서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줘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고 했다.
친박계 전 의원을 대상으로 한 대구·경북 총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최근 인터뷰가 있었다. 그때 나온 내용이 전부다”라고 말을 아꼈다. 유영하 변호사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야기했다고 밝힌 ‘친박은 없다’, ‘정치하고 싶으면 본인들이 하면 되는 것’이라는 내용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방문 일정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은 경호차에 올라타며 “안녕히 계십시오” 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한편 이날 충북 옥천에서는 육영수 여사의 49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지역 기관장과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헌화와 분향, 추모시 낭송, 추모 공연 등이 진행됐다. 옥천은 육 여사의 고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