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전경. /조선일보 DB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는 동거녀의 두 자녀를 태우고 고의 교통사고를 내거나 아이들을 때린 혐의(아동학대)로 불구속 기소된 A(27)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정 판사는 또 아동 유기·방임 등 혐의로 기소된 친모 B(20)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강의 수강 명령을 내렸다.

A씨는 치료비 명목의 보험금을 타내려고 2021년 12월 승용차에 동거녀의 아들과 딸을 태우고 인천시 남동구 도로가에 주차된 외제 차를 들이받는 고의 교통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있다. 당시 동거녀의 아들 C군은 2살, 딸 D양은 1살이었다. 검찰은 A씨가 어린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고의 사고를 낸 행위를 아동학대로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A씨는 C군과 D양을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말을 듣지 않거나 시끄럽게 했다는 이유로 집 등에서 C군의 뒤통수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세게 때려 엉덩이에 멍이 들기도 했다. 그는 2021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5차례 신체 학대를 했다고 한다.

검찰은 집 안에 6개월가량 쓰레기와 음식물을 방치한 친모 B씨도 함께 기소했다. 이들이 함께 지내던 집 현관과 방바닥에는 신발, 옷이 쓰레기와 함께 나뒹굴었다. 주방에 더러운 그릇, 음식물이 방치돼 있었고, 집 안 화장실은 B씨가 피운 담배로 지저분했다고 한다. B씨는 “여동생의 장난감을 왜 빼앗느냐”며 아들의 엉덩이를 때리거나 주먹을 쥐고 꿀밤을 때리고, “조용히 하라”며 욕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판사는 “A씨는 어린 피해자들을 여러 차례 신체·정신적으로 학대했다”며 “아이들을 차에 태운 뒤 보험사기를 목적으로 고의 사고를 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B씨에 대해서는 “자녀들을 학대했고 기본적인 보호와 양육을 등한시해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다만 초범이고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