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아라동에 지난 2005년 첫 삽을 떠 현재는 IT(정보기술)·BT(바이오) 관련 기업 203개사(지난 1월 기준)가 입주해있는 첨단과학기술단지 1단지는 지난해 7조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했다./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2000년대 들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 모델을 제주에 입히는 시도가 시작됐다. 2002년 ‘제주특별자치도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졌고,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하는 핵심 사업으로 7대 선도프로젝트가 제시됐다. 7대 선도프로젝트를 맡아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성장시키는 미션을 갖고 설립된 기관이 바로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다.

올해로 창립 21주년을 맞은 JDC가 관광, 교육, 의료, 첨단 중심의 4대 핵심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관광’ 제주가 ‘글로벌 경제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서귀포시 영어교육도시에는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노스런던칼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브랭섬홀아시아(BHA), 한국국제학교 제주캠퍼스(KIS) 등 4개 학교가 운영중이고, 현재 4870여 명이 재학하고 있다. 학교별 학생 충원율이 최대 95%에 육박할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른 지역 내 국제학교 충원률이 60%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올해 입학 경쟁률이 3대 1를 기록할 정도로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JDC는 앞으로 5~6년 내에 국제학교를 7개로 늘릴 예정이다.

영어교육도시가 위치한 대정읍은 2010년 영어교육도시 조성 이후 인구가 40% 이상 증가하였고, 현재 제주도내 소득창출효과가 연간 약 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영어교육도시의 유학수지 절감효과를 수치로 환산하면 1조1200여억원에 달하고 있다는게 JDC 측의 분석이다.

첨단과학기술단지와 신화역사공원도 효자다. 지난 2005년 첫 삽을 떠 현재는 IT(정보기술)·BT(바이오) 관련 기업 203개사(지난 1월 기준)가 입주해있는 첨단과학기술단지(1단지)는 지난해 7조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했다. 고용인원도 크게 늘어 약 3130명이 일을 하고 있다. 국내 대표 인터넷 IT기업인 카카오를 비롯해 이스트소프트와 한국BMI 등이 둥지를 틀었다.

JDC는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입주하려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2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단지 조성을 위한 실시설계 절차를 마무리했고, 오는 2028년까지 부지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산·학·연을 연계한 협업과 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고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로 새로운 지역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영철 이사장은 “‘그린+모빌리티’를 핵심테마로 설정한 첨단과학기술단지 2단지에는 CT(컨텐츠)와 ET(에너지) 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2단지에서만 발생할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최소 7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JDC는 신화역사공원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홍콩 람정그룹과 함께 개발 중인 신화역사공원은 문화·관광·휴양·쇼핑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관광단지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모두 4개 지구(A·R·H·J)로 나뉜다. 전체 사업비가 3조6400억원이다.이 가운데 A·R·H지구는 외국투자기업인 람정제주개발이, J지구는 사업시행자인 JDC가 각각 맡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A·R·H지구는 현재 숙박시설과 휴양문화시설 등의 1단계 사업이 운영 중이며, 2단계 사업을 준비중이다. J지구는 2026년 하반기 착공 목표다. J지구는 제주의 신화와 역사를 주제로 한 정원형 공원으로 조성된다.

관광, 의료, R&D등이 연계된 복합의료관광단지인 헬스케어타운은 서귀포시 동홍동과 토평동 일원 154만㎡에 추진중인 제주 국제자유도시 핵심사업이다. JDC는 지난 2012년 말 중국 뤼디(綠地)그룹으로부터 1조원 이상의 자본을 유치, 조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국내 첫 영리병원 개원을 둘러싼 논란과 중국 정부의 해외 투자 중단 정책에 따라 투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장기간 지지부진한 상태이지만 이제 곧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JDC는 설명했다.

양영철 이사장은 “헬스케어타운 단지 설계는 10여 년 전에 이뤄졌기 때문에 새로운 추세인 바이오·디지털 헬스와 많은 간격이 있다”며 “이를 고려해 올해 안에는 전체적인 사업계획의 밑그림을 그리고, 앞으로 제도개선 등을 통해 헬스케어타운이 세계적인 복합의료관광단지로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휴양형주거단지 조성사업도 정상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귀포시 예래동 74만1192㎡의 부지에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해 휴양콘도와 호텔, 메디컬 센터 등이 조성될 예정이었던 휴양형 주거단지는 2015년 대법원의 ‘예래단지의 유원지 사업 인가 처분 무효’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사업 중단 8년만인 최근 법원 조정절차에 따라 토지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토지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지역주민, 토지주, 관계기관 의견수렴을 통해 공공성과 사업타당성이 확보되는 새로운 사업추진 방식으로 검토하고 있다.

양영철 이사장은 “신규사업으로 스마트혁신도시, 혁신물류단지, 글로벌 교류 허브, 트램 활동 도심 리노베이션, 미래농업센터, 곶자왈 생태공원을 추가했다”며 “제주가 가진 이점과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해 제주를 ‘동북아시아 새 경제특구’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