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탑 오션뷰 5인석 100만원, 8인석은 120만원!”

오는 11월 4일 열리는 부산 불꽃축제를 앞두고 광안리 해변 인근 일부 가게들의 바가지 상술이 올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17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린 '17회 부산불꽃축제' 에서 화려한 불꽃이 부산 밤바다를 수놓고 있다. /뉴스1

부산 광안리 해변의 한 해산물 주점은 부산 불꽃축제에 맞춰 지난 19일부터 좌석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23일 한 포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이 가게의 예약글 공지를 보면 예약 금액은 실내 4인 테이블 80만원, 루프톱 5인 좌석 100만원, 루프톱 8인 좌석 120만원 수준이다. 게다가 이 가격은 ‘자릿세’로, 음식값은 포함되지 않았다.

가게 측은 이 글에 “부산 불꽃축제 최고의 명당, 모든 예약 비용은 자리 이용에 관한 금액이며 식사비는 테이블당 안주 10만원 이상 주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부산 불꽃축제는 해마다 100만명 가량의 인파가 몰리는 부산 최대 축제 중 하나다. 올해는 11월 4일 광안리해수욕장, 이기대, 동백섬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는 행사 주최 측이 공식적으로 유료 좌석을 판매한다. 유료 좌석은 테이블과 의자를 갖춘 R석과 의자만 제공하는 S석으로 구분된다. R석은 1000석, S석은 5000석이 마련돼 있으며 티켓 비용은 각각 10만 원, 7만 원이다. 지난달 23일 판매된 얼리버드 티켓의 경우 5분 만에 매진되는 등 인기가 높다.

그런데 이 가게는 주최 측 최고가의 2배를 웃도는 가격으로 자리를 판매하는 것이다.

이 가게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음식점 역시 원래 음식 가격보다 2배 정도의 돈을 받고 음식을 포함해 파는 곳도 있었다. 이 음식점 측은 예약 안내 글에 “불꽃축제에서 판매되는 티켓 가격에 1인당 5000원 정도만 더 보태면 음식을 즐기며 불꽃축제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광안대교 조명공사를 10여년 만에 대대적으로 해서 광안대교뷰 자체도 아름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산엑스포 유치기원으로 불꽃쇼도 더 성대하게 할 거라는 얘기들이 나온다”고 했다.

부산불꽃축제 조망이 가능한 가게들이 바가지 자릿세를 받는 행태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보통 광안대교 측면 조망은 4인 테이블당 5만~10만원, 정면 조망은 테이블 10만~20만원을 받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스토랑들은 바다 조망 좌석에 음식을 포함해 2인당 10만~30만원 수준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자 바가지 요금에 대한 뉴스나 관련 글에는 “불꽃축제가 아니라 바가지 축제” “그냥 없애자” “광안리 한 곳에서만 하니까 극성이니 옮겨가면서 하자“ “부산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행위”라는 등의 비판 댓글이 달리고 있다.

지난 4월 2030세계박람회 실사를 위해 부산을 찾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불꽃쇼’에 참석했다. 부산시민 등 75만명이 운집한 행사에서 광안대교 위로 화려한 불꽃이 솟아오르고 있다. /김동환 기자
지난해 열린 '17회 부산불꽃축제'에서 화려한 불꽃이 부산 밤바다를 수놓고 있다. /뉴스1

현행법상 바가지 요금은 업주가 불꽃축제 등 행사에 맞춰 요금을 대폭 올려도 단속할 근거가 없다. 다만 업주가 사전에 가격 인상 사실을 고지하지 않거나 예약 후 더 높은 요금을 요구하는 경우에만 행정기관이 공중위생관리법에 근거해 단속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