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댐 수위가 158.22m 역대 두번 째로 높아졌다. 사진은 안동댐이 축조된 인근의 취수탑. /권광순 기자

경북 안동댐이 1976년 댐 축조 이후 두번째로 높은 저수율을 기록했다. 2002년 태풍 루사 때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에 따르면, 해발 161.7m까지 총 12억5000만t의 물을 가둘 수 있는 안동댐은 24일 현재 기준 11억200만t(88.3%)으로 역대 두 번째 저수율을 기록했다. 수위도 예년 평균 150m보다 8m이상 높은 158.22m에 달했다. 올해 최저 수위는 지난 6월 25일 기준 해발 141.41m에 4억5100만t으로 불과 3개월 만에 저수량이 2배 이상 늘었다. 수자원공사 측은 “현재 수위를 높이는 이유는 내년 가뭄 대비용”이라고 했다.

댐 건설 이후 가장 높았던 수위는 2002년 태풍 루사 때다. 당시 해발 159.91m까지 물이 차오르자 수자원공사 측은 수문을 열어 사태를 수습했다.

댐이 만수위까지 차오르면 댐 주변에 거주하는 농·어민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 또 산림지역까지 물이 들어가면 각종 부유물과 인·질산 등 영양염류가 그대로 호수 안에 유입돼 녹조현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와룡면 등 안동댐 수변지역에 거주하는 농가는 총 47가구. 호수와 가장 근접한 농가의 경우 해발 159m 지점에 위치해 있다. 현재 수위에서 불과 1m만 더 차오르면 침수가 불가피한 것이다.

일부 피해도 발생했다. 안동호 어민 지준표(45)씨는 하룻밤 사이 불어난 물에 집 옆 창고까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지씨는 “창고에 보관 중이던 160리터쯤 되는 선박 연료가 모두 떠내려 가 호수 오염이 걱정된다”고 했다.

임하면 노산리 주민 장원호(58)씨는 “산 중턱까지 물이 차올라 댐 골짜기마다 고사목 등 각종 부유물이 가득하고 악취까지 풍기고 있다”면서 “가뭄 대비 차원이라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시 임하면 노산리 한 농가 주변 농로와 전봇대 등이 침수되자 24일 오후 안동시가 중장비를 동원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권광순 기자

민원이 잇따르자 안동시는 이날 해당 지역에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우회 농로를 확보하는 등 긴급 조치를 했다.

수자원공사 한 직원은 “현재 홍수기가 아니라서 낙동강 하류 지역에 범람 위험이 없는데도 물을 빼지 않고 만수위를 유지하는 것은 댐 수문 관리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이날 오후부터 기존 하천을 유지하는 수준의 댐 방류에서, 발전 방류로 전환했다. 이웃한 임하댐 방류량을 줄이는 대신 안동댐 방류량을 높여 수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 관계자는 “상류에서 워낙 많은 물이 댐으로 유입되다 보니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며 “발전 방류를 지속해 댐 수위를 낮추고, 농경지 진입로에 대한 침수 피해를 복구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