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김해점. /뉴스1

전북 익산에 호남 지역 최초로 미국계 창고형 대형 할인점인 코스트코가 입점하는 일이 가시화되고 있다. 27일 익산시에 따르면 코스트코 측은 최근 익산시 왕궁면 일원의 한 토지주와 입점을 위한 상호 의향서를 체결했다.

의향서를 체결한 토지주는 대규모 점포 개설을 위한 지구단위 계획을 수립해 익산시에 제출할 예정이며,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코스트코와 부지 계약을 진행한다. 익산시도 코스트코 입점을 위해 도시계획 변경 등 내년 착공을 목표로 행정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2025년 1월쯤 코스트코가 익산에 들어올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 초 착공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된 적이 있어 익산시는 관련 절차를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상호 의향서가 작성됐지만 코스트코와 비밀유지 조항이 있어 아직 구체적인 언급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조만간 지구단위 계획이 접수되면 업무협약을 비롯한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지난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트코 익산 입점 절차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익산시

앞서 코스트코는 지난 2021년 12월 익산왕궁물류단지㈜와 4만9586㎡ 부지에 대한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 익산왕궁물류단지㈜는 이후 코스트코와 실무 협상을 진행하고 토지 매입 등을 맡아왔다. 이어 지난해 12월엔 전북도에 왕궁물류단지 지구단위 변경 승인서(사업계획서)까지 제출했다.

사업계획서엔 코스트코 등 대규모 유통 점포 입점을 위한 토지이용계획 변경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익산시 왕궁면 일대에 45만258㎡ 부지를 마련하고 2024년까지 기반 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서류 미비 등의 문제로 절차가 지연되면서 코스트코는 결국 올해 1월 익산왕궁물류단지㈜에 “사업 진척이 더디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코스트코 입점이 무산되자 익산시는 분주히 움직였다. 정헌율 시장은 지난 2월 말 경기도 광명시 ㈜코스트코코리아 본사를 방문해 강력한 유치 의향을 전달했다. 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익산의 지리적 강점을 설명하고 대체부지 3~4곳을 추천했다.

그러자 3월엔 ㈜코스트코코리아 대표가 익산을 찾았다. 코스트코는 대체부지를 둘러보고 돌아가 내부 검토를 거친 끝에 익산을 우선 입점 지역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최근 익산의 한 토지주와 입점을 위한 상호 의향서를 체결한 것이다.

만약 익산에 코스트코가 들어서면 호남권 최초 진출이 된다. 익산시는 코스트코가 들어서면 유동 인구가 늘어 인근 왕궁 백제 유적지 등 관광지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과 실효성 있는 상생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코스트코 입점 소식이 알려진 지난 2021년부터 “소상공인 협력기금 조성, 지역 농산물 우선 판매 등 실효성 있는 상생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익산시는 ‘대형 유통업체 입점 대응 TF’를 만들어 지역 상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상생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익산시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지역경제 모두 상생하는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