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전경. /뉴스1

스토킹 피해자가 수신거부 설정 등으로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전화를 한 것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항소3-1부(재판장 김경훈)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1년간의 보호관찰과 80시간 사회봉사, 40시간 스토킹 재범 예방강의 수강도 명했다.

앞서 A씨가 1심에서 일부 스토킹 혐의와 관련해 무죄를 인정받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자, 검사가 항소했다.

유산 상속 문제로 이모 B씨, 외숙모 C씨와 민사소송을 하던 중이던 A씨는 2021년 10월에서 지난해 1월 사이 욕설 등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B씨와 C씨에게 각각 389차례, 63차례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월 법원으로부터 접근과 연락을 금지하는 잠정조치 결정을 받은 이후에도 A씨는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냈고, 외숙모 C씨에게는 잠정조치 결정 전후로 16차례 전화도 했다.

1심은 A씨의 공소사실 중 C씨에게 전화한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C씨가 전화를 받지 않거나 ‘수신거부’를 했던 만큼 스토킹처벌법상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말이나 음향, 글이나 부호를 전송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전화를 받지 않거나 수신거부를 했어도 휴대전화에 벨 소리가 울리게 하고, 부재중 전화 문구 등이 표시되도록 한 것은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실제 통화 여부와 상관없이 스토킹에 해당한다”며 유죄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