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이 소록도에서 헌신적인 봉사의 삶을 살았던 고(故) 마가렛 피사렉,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고흥군은 8일 “두 간호사를 기리기 위해 조성한 마리안느와 마가렛 나눔연수원(고흥군 도양읍)을 간호사와 자원봉사자 교육시설로 만들어, 간호학도들이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연수원에서도 할 수 있도록 대한간호협회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수원에서 간호사 기본교육을 받고 선서도 함께 하는 방안이다. 또한 이곳에서 간호 자원봉사 인력을 배출하고 국내외 기관이나 의료시설 등에 파견하는 계획도 추진키로 했다.
고흥군은 또 연수원을 두 간호사 기념 공간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연수원에는 두 간호사가 소록도에서 머무를 당시 이용했던 사택의 모형과 소품 등이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정신을 전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열려고 한다.
두 간호사가 2005년 오스트리아로 귀국한 이후 고흥군은 이들을 기리는 사업을 펼쳐왔다. 지난 2021년부터 간호와 봉사 부문에서 공로자 1명씩 선정, ‘마리안느·마가렛 봉사대상’을 시상하고 있다. 올해 시상금은 각 2000만원이다. 지난해보다 시상금을 배로 늘렸다. 사단법인 ‘마리안느와 마가렛’도 2016년 설립, 활동하고 있다. 두 간호사의 영향을 받은 한 간호조무사가 ‘헌신의 삶’을 살겠다며 외국으로 떠난 이후 후원회가 이 법인체로 발전하였다.
지난달 30일 고흥군과 이 사단법인은 “마가렛 피사렉은 소록도에서 자원봉사자의 신분으로 봉사하면서 한센인 자녀 영아원운영, 환자 재활치료, 한센인 의료시설 도입, 한센인 환경개선지원금 모금 활동 등 평생을 오직 한센인을 위해 살아오신 분이셨다”며 “군민 모두의 마음을 모아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다양한 선양사업을 통해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고 선한 영향력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간호사는 오스트리아에서 간호학교를 졸업하고 마가렛 피사렉은 1966년, 마리안느 스퇴거는 1962년부터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았다. 두 간호사는 2005년 11월 건강이 나빠지자 ‘부담을 주기 싫다’는 편지를 남기고, 귀국했다. 마가렛 피사렉은 치매를 앓았고, 지난달 29일 88세로 선종했다. 마리안느 스퇴거는 7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티롤주 인스부르크 회팅 교구 성당에서 열린 마가렛의 장례 미사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