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구청사 열린민원실에 위치한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경기도 수원시 지역에 빌라, 오피스텔 등을 대량으로 소유한 일가족이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전세사기 의혹이 확산하자 경기도와 수원시 등이 피해를 우려하는 임차인 등을 대상으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들 일가가 보유하고 임대한 전세주택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며 고소장을 제출하거나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정모씨 부부와 아들 등 가족을 대상으로 낮 12시 기준으로 임차인들이 72건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피해액은 약 90억원으로 파악됐다. 다만 고소장 가운데 42건은 계약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사안으로 알려져 향후 보증금 반환을 둘러싼 우려도 반영됐다. 특히 정씨 일가와 연락이 두절됐다고 호소하는 임차인도 많았다. 경찰은 정씨 부부 등을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이다.

이와 함께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도 전날까지 정씨 일가와 관련한 피해 신고가 297건 접수됐다. 사흘 연휴에 따라 센터가 휴무에 들어가기 전날인 지난 6일까지 245건에서 정상 운영을 재개한 10일 하루에만 52건이 늘어난 것이다. 전세 보증금 미반환에 따른 구제 대책이나 향후 계약 만기에 대비해 법률 상담을 받으려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태 우려, 전세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임차인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정씨 일가 보유 건물은 현재까지 51채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세대수가 확인된 건물은 37채, 675세대여서 전체 규모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씨 일가가 임차인들에게 반환해야 하는 전세보증금은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기도는 정씨 일가와 관련된 의혹이 확산하자 13일과 14일 수원시 팔달구 옛 경기도청사에서 현장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이 설명회에서는 계약이 만료됐으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계약 기간이 남아있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는 임차인 등을 대상으로 경기도의 지원과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 설명회에서는 ‘전세사기 피해 접수 및 지원대상 결정 절차 소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내용’. ‘경·공매 절차 상담’ 등을 설명한다. 또 피해자들이 현장에서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원하는 경우 맞춤형 개별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지난 3월말부터 전세피해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수원시도 ‘전세피해 상담(접수)센터’를 열기로 결정했다. 시청 본관 1층 통합민원실 안에 변호사,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상담 센터를 열고 이르면 다음 주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센터에서는 전세사기와 관련된 법률상담과 피해자 결정 등 관련 행정절차를 신청받고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지원정보를 제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