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고향사랑기부제 박람회에서 참관객들이 각 지역 대표답례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고향사랑기부금제도의 지자체 평균 모금액이 6600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 1월에 첫 출발한 ‘고향사랑기부금’ 제도는 특정 지역에 기부하면 기부액의 최대 30% 수준까지 답례품을 주는 제도다. 지역 특산물 판로를 열어주고 지방 재정을 확충하자는 차원에서 일본의 ‘고향세’를 벤치마킹해 도입했다. 10만원 이하 소액 기부금은 전액 세액공제 혜택도 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우택 의원(국민의힘)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8월까지 고향사랑기부 건수는 모두 12만4537건, 금액은 148억4182만원이었다.

기부액은 증가 추세다. 월별 기부 금액 총액은 1월 1억2420만원에서 시작해 꾸준히 늘어 8월 5억6377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국 223개 지자체의 평균 모집 금액은 6656만원(558건) 수준에 그쳤다.

지역별 편차가 컸다. 가장 많은 기부금을 모집한 지자체는 6억3251만원을 모은 경북 예천군이었다. 이어 제주 5억6377만원, 전북 순창군 3억9272만원, 경북 의성군 3억4553만원 순이었다.

기부금 받은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지자체도 66곳이나 돼, 전체 지자체 10곳 중 3곳 수준이었다. 특히 전라남도는 전남도 뿐만 아니라 시·군 단위 지자체의 기부금 내역도 전부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역 특산품을 팔아준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상품권을 답례품으로 선호하는 기부자들이 많았다. 기부금 상위 지자체 10곳 중 7곳이 상품권이 인기 품목 1위를 차지했다.

단 나머지 3곳은 상품권이 아닌 특산물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 제주 귤·돼지고기·은갈치·오메기떡, 고창 황토 고구마·장어, 합천 오겹살·한우 등이었다. 지역 특산물을 비교적 낮은 가격대(3만원 이하)의 알차고 풍부한 구성으로 제공했다는 평이다.

서울의 경우 타 지자체에 비해 실적이 부진했다. 서울 본청과 구청 모두 상품권이 답례품 인기 1위였고, 특산품 중에선 경복궁 자경전 꽃담 스카프, 경복궁 쌀 등이 비교적 인기가 많았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인기가 부진한 원인 중 하나로 쉽게 기부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 없다는 점이 지적된다. 정우택 의원은 “현재 모금액 통계도 행안부가 223개 지자체에 일일이 요청해 집계하는 실정”이라며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앞으로 기부를 손쉽게 할 수 있는 전용 앱을 만들고, 답례품 뿐 아니라 미술관 건립 비용을 보태는 등 지역 사업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