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 기숙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빈대(베드버그) 박멸을 위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인천 사우나에 이어 대구 계명대 기숙사에서도 빈대가 발견됐다. 기숙사생들은 학교 측이 이런 사실을 숨기다 뒤늦게 방역에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19일 계명대 익명 게시판 등에 따르면 신축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한 학생은 “지난달 중순 베드버그(빈대)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 학생은 “간지럼, 두드러기, 고열로 대학병원을 찾았고 염증 수치가 400 이상으로 올라갔고, 매트리스 아래에서 큰 벌레를 찾았다”고 했다. 그가 함께 올린 사진에는 침대 매트리스 커버 위에 있는 빈대로 추정되는 벌레 여러 마리가 찍혀 있었다.

같은 날 또 다른 익명의 사용자도 “지난 9월 모기에 심하게 물린 줄 알고 피부과에 갔는데 의사도 뭔지 몰랐고, ‘빈대(에 물린 거)냐’고 물어봤다”고 밝혔다. 글을 올린 학생들은 기숙사 행정실에 방역을 요청했지만, “담당이 아니다”라며 기숙사 측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학 측은 뒤늦게 사실관계를 확인해 빈대가 나온 해당 기숙사 방의 침대를 지난 17일 폐기했고, 피해 학생은 같은 날 다른 방으로 옮겼다. 이어 지난 18일 기숙사동 전수 조사를 실시했으며, 기숙사 침대보 전체를 교체 중이다.

빈대가 나온 기숙사 건물은 지하 1층, 지상10층 규모로, 328실에 652명의 남·녀 학생이 살고 있다. 계명대 기숙사는 빈대가 나온 건물을 포함해 모두 8개 동, 1421실 규모로, 290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계명대 관계자는 “전문가 확인 결과, 빈대가 맞는 것으로 확인돼 기숙사 뿐만 아니라 강의실을 포함해 대학 전체를 소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빈대가 발견된 방은 피해 학생이 쓰기 직전 영국 국적의 학생이 사용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