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를 하면서 편의를 봐준 대가로 뇌물을 받은 공무원들과 이들에게 뇌물을 준 공인회계사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5부(재판장 장기석)는 뇌물공여와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인회계사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7억900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고 26일 밝혔다.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골프클럽 대표 B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000만 원을 내라고 명령했다.
A씨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부산지방국세청 공무원 C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벌금 3000만원과 추징금 1000만 원을 명령했다. 이 기관의 다른 공무원 D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벌금 800만원과 추징금 500만 원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B씨로부터 세무조사 대리를 위임받았고, 두 사람은 세액 감면과 세무조사 편의를 위해 담당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기로 공모했다.
두 사람은 세무조사 이후인 같은해 9~10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식당 등에서 C씨에게 현금 2000만 원과 366만 원 상당의 골프채 등 총 2366만 원의 금품을 건넸다.
B씨는 비슷한 시기에 경남 창원시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D씨에게 같은 이유로 500만 원을 줬다.
재판부는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이 조사 대상 업체의 대표와 세무 대리인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며 “뇌물죄는 직무 행위의 불가 매수성과 공정성·청렴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훼손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C씨가 뇌물로 받은 골프채 세트와 1000만 원을 되돌려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