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의회 한 남성 의원이 시의회에서 근무한 여성 직원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에 수사에 나섰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양산경찰서는 국민의힘 소속 양산시의회 A의원이 2022년 7월부터 1년 넘게 시의회 여성 직원 B씨를 성추행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B씨 측 제보자가 조선닷컴에 공개한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직원은 A의원에게 신체접촉을 자제해 달라는 요구를 여러 차례 했다. B씨가 “엉덩이 때리신 건 지나치셨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과한 장난은 자제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하자 A의원은 “응. 심하게 장난친 거 진심으로 사과할게~”라고 답했다.
또 다른 날 B씨가 “저를 많이 아껴주시는 마음 정말 감사드리지만 아까 뽀뽀처럼 과도한 스킨십은 자제 부탁드리겠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라고 하자 A의원은 “미안~ 도와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의미로 한 건데 내가 또 오바했네~”라고 했다.
이 밖에도 A의원은 “이쁜이~ 얼굴 보여주세요”라며 B씨를 의원실로 오라고 요구했다. B씨가 바쁘다고 하는 날에는 A의원은 “애정이 식었다”며 싫은 내색을 보였다. B씨는 우는 표현(ㅜㅜ)을 덧붙이며 “올라가겠습니다!”라고 답했다.
A의원은 밤 11시가 넘은 시각에 B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하기도 했다. B씨는 오후 9시 넘어서 오는 연락은 받지 않았지만, 전화는 이어졌다.
A의원의 성추행은 의회 밖에서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술자리를 함께하자는 요청에 B씨는 노래방이나 술집에 불려 다녔고, 이런 날이면 친구에게 추행 피해를 호소했다.
B씨는 A의원의 행동에 거부 의사를 거듭 밝혔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B씨는 결국 최근 인사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출된 후 경찰에 신고했다.
B씨에 대한 기초 조사를 마친 경찰은 A의원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민주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내고 “피해 여성은 하루하루 지옥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며 “A의원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A의원은 연합뉴스에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고 상세 상황을 정리 중”이라며 “경찰 조사를 받고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