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해안에서 어린 남방큰돌고래가 꼬리에 그물 줄이 걸린 채 헤엄치고 있다./다큐제주·제주대학교 돌고래 연구팀

꼬리에 폐그물이 걸린 채 헤엄을 치고 있는 것이 확인된 어린 제주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된다.

17일 제주도와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지난해 말부터 꼬리에 그물 등이 걸린 채 헤엄을 치고 있는 어린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구조 계획이 만들어지고 있다.

해당 남방큰돌고래가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해 11월 1일이었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인근 해역에서 꼬리에 뭔가가 걸린 상태로 헤엄을 치고 있는 돌고래 모습이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에 의해 관찰됐다.

돌고래연구팀은 당시 돌고래의 꼬리에 걸려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 이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꼬리에 걸린 것이 폐그물임을 확인했다. 어린 남방큰돌고래의 꼬리에 걸린 폐그물은 길이가 1.5m 가량 되는 크기였다. 이후 지속적인 모니터링 과정에서 남방큰돌고래의 주둥이 부분에도 폐그물 등이 걸린 것을 확인했다.

해당 돌고래는 1년 미만인 어린 개체로 파악됐다. 돌고래연구팀은 폐그물이 걸린 상태가 지속되면 자라면서 그물이 살을 파고들어 심할 경우 지느러미가 잘려나가거나, 먹이활동에 어려움을 겪다 생존 자체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해안에서 어린 남방큰돌고래가 꼬리에 그물 줄이 걸린 채 헤엄치고 있다./다큐제주·제주대학교 돌고래 연구팀

실제로 제주지역에서 이전에도 그물 등에 걸린 어린 남방큰돌고래가 관찰됐는데, 이들 돌고래는 대부분 현재 생존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돌고래도 이미 움직임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엽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는 “해당 돌고래를 마지막으로 확인한 것이 지난 16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앞바다였는데, 행동이 이전에 비해 많이 둔해지고, 부자연스러워진 것이 보였다”고 전했다.

주둥이와 꼬리에 걸린 그물에 해초 등의 부유물이 붙어 점차 무게가 늘고 있는 것이 남방큰돌고래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양수산부와 제주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남방큰돌고래의 생존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2~3개월 안에 계획 마련은 물론 실행까지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포획한 뒤 그물을 제거해 다시 방류하는 방법과 포획하지 않고 구조인력이 물 속으로 들어가 직접 그물을 제거하는 방법 등 다양한 구조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