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로고. /뉴스1

아버지에게 받은 거액을 도박으로 탕진한 뒤 법원의 접근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돈을 빌려달라며 아버지에게 1500 차례 연락한 20대 아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정화준)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상습도박 혐의로 A(23)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법원으로부터 접근 및 연락금지 조치를 받았지만 작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1500 차례에 걸쳐 문자나 전화 등의 방법으로 아버지 B(53)씨에게 연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2020년 당시 고교생이던 A씨는 온라인 도박에 빠졌고, 독립 생활을 하면서 투자자금이 필요하다며 아버지로부터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주식 투자로 돈을 번 것처럼 자신의 계좌를 캡처한 사진을 조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돈을 탕진하면서 군 복무 중에도 아버지에게 손을 벌렸다고 한다.

결국 아들의 도박중독을 알게 된 아버지 B씨는 돈을 줄 수 없다고 거절했으나 A씨는 집요하게 연락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아버지가 주소를 바꾸고 자신의 전화번호를 차단하자, 아버지 계좌로 소액을 송금하면서 메시지를 남기는 수법으로 돈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A씨는 스토킹 신고를 당했고, 법원으로부터 “아버지에게 연락하지 말라”는 잠정조치 및 접근금지 임시 조치까지 받았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불구속 송치받은 검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A씨의 상습도박 범행을 추가 규명했다. 또 송치 이후에도 A씨가 아버지에게 수백 번 연락한 사실을 확인한 뒤 검토 끝에 A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가 아버지 B씨로부터 송금받은 돈은 약 17억원, A씨가 2020년 초부터 지난해 6월까지 도박사이트 계좌에 입금한 자금은 약 26억원(환전 후 재입금한 금액까지 포함)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유관기관에 피고인이 이용한 불법 도박사이트의 차단 및 도박사이트 관련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등을 요청했다”며 “도박 중독 치료 및 예방을 위한 교육 자료를 제공하는 등 불법 인터넷 도박을 예방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