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60대 여성이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사건의 발단은 친정 동생의 사망보험금 등 금전 문제로 인한 잦은 다툼으로 나타났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수웅)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작년 9월 28일 오후 6시 40분쯤 강원 원주시에 있는 남편 지인의 집에서 남편 B(6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사건 직후 경찰에 자수했고,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숨졌다.
검찰의 공소 내용과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 남동생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보험금을 두고 친정 식구들과 갈등을 겪었다. 남편 B씨는 아내의 친정 식구들이 사망보험금을 아내에게 주지 않으려는 등 금전적으로 인색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문제로 부부 사이에 다툼이 잦았다.
그러다 사건 발생 이틀 전인 작년 9월 26일 부부는 다시 집에서 심하게 다퉜고,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부부를 분리 조치했다. 남편인 B씨는 집을 나와 지인의 집에 머물렀다.
A씨는 이틀 뒤인 28일 낮 B씨를 찾아가 귀가를 재촉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다시 남편을 찾아갔고 B씨가 사망보험금을 거론하며 처가 식구들을 험담하고 A씨에게도 욕설을 했다. 급기야 A씨는 남편 지인의 집 주방에 있던 흉기로 B씨의 가승 등을 3차례 찔렀다.
재판부는 “배우자를 살해하는 행위는 법을 통해 수호하려는 최고의 법익이자 최상위의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박탈함과 동시에 가족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는 중대한 범죄인 만큼 죄책이 무겁고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사건 직후 직접 경찰에 신고해 자수한 점,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A씨 측은 1심 판결의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