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돼지고기 음식점에서 삼겹살을 주문했더니 비곗덩어리가 나왔다는 글과 사진이 온라인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오영훈 제주지사가 직접 “돼지고기 음식점을 지도 감독하겠다”고 2일 밝혔다.
제주도와 서귀포시는 이날 ‘비계 삼겹살’ 논란과 관련해 제주도 내 돼지고기 전문 식당 70여 곳과 축산물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오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음식점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위생·축산 부서에서 지도 감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등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했다.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 서귀포시내 유명 흑돼지고기 전문점을 찾은 한 고객이 비곗덩어리 고기가 나와 분통을 터트렸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98% 이상이 비계인 15만원짜리 삼겹살을 먹은 이야기를 하겠다”며 당시 주문했던 삼겹살 사진을 올렸다. 그는 “비계가 대부분인 고기를 받고 직원에게 항의했으나 직원은 ‘이 정도면 고기 비율이 많은 편’이라며 별도 조처를 하지 않았다. 기분이 나빠서 3점을 먹고 14만7000원을 계산하고 나왔다”고 적었다.
이 게시글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퍼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식당 측은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시 상황, 이유, 사실관계 모두 떠나 비계 비율이 많았던 고기가 제공되어 불만족스러운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한 달간 매장 방문객에게 오겹살 200g을 서비스로 추가 제공하겠다”는 입장문을 게시했다.
이어 지난 1일에도 ‘제주도 흑돼지 저도 비계 테러 당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같은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비계밖에 없어 보이는 사진을 함께 올리며 “지난달 제주에 여행 가서 서귀포시 모 흑돼지집을 찾아갔는데 비계가 너무 많아 ‘장어인가?’ 하고 놀랐다”고 했다. 이어 “비계가 너무 많다고 바꿔 달라 했더니 (직원이) 바로 구워버려 당황했다”며 “다른 분들은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올린다”고 했다. 다만 음식점 상호는 밝히지 않았다.
비계 삼겹살은 지난해 3월 3일 삼삼데이 때 비계가 많은 삼겹살 상품이 대거 유통돼 전국적인 논란이 됐다. 이에 정부가 ‘일반 삼겹살(박피)의 경우 상품성에 손상이 없는 범위에서 겉 지방을 1cm 이하로 잘라내야 한다’는 품질 관리 매뉴얼까지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