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바가지요금’으로 논란이 됐던 전북 남원 춘향제가 올해는 ‘가성비’ 좋은 음식을 선보이며 역대 최다 관광객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남원시에 따르면, 지난 10~16일 열린 제94회 춘향제를 찾은 방문객은 총 117만376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40만명)의 3배가량으로 역대 최다치다.
남원시는 방문객이 크게 증가한 이유로 ‘바가지요금 없는 먹을거리 존(zone)’ 운영을 꼽았다. 시는 올해 축제부터 지역 상인들에게 먹을거리 부스와 농·특산물 판매 부스 총 126개를 직영으로 임대하면서 입점권 전매를 금지했다. 상인들이 입점권을 팔아 자릿세가 오르고 그 비용이 음식 가격에 반영되는 악순환을 막은 것이다.
또 모든 메뉴는 가격과 무게를 표시해 정찰제로 판매하고, 가격도 메뉴당 1만원 이하로 정하도록 권고했다.
그 결과 올해 축제에서는 직화구이 치킨 한 마리가 1만5000원, 참나물 부추 장떡과 시래기전이 각 3000원, 남원 막걸리 1병이 3000원에 판매됐다. 축제에 참석했던 한 관광객은 “아주 착한 가격”이라며 “카페처럼 키오스크도 설치되어 있어 따로 현금을 준비할 필요도 없었다”고 했다.
작년 춘향제에서는 양배추만 수북하고, 고기는 몇 점 되지 않는 바비큐 한 접시를 4만원에 판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논란이 일었다. 당시 해물 파전은 1만8000원, 곱창 볶음은 2만5000원 등이었다. 비싸고 양까지 적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바가지 축제’라는 오명을 썼다.
올해는 사전에 요리연구가 백종원씨와 협업해 먹을거리 부스 배치와 운영 등을 논의했다. 백씨는 합리적인 가격의 먹을거리를 개발해 상인들을 대상으로 컨설팅도 했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바가지요금 신고 센터를 운영하고 수시로 현장 점검도 했다”며 “철저하게 준비하고 협업하면 바가지요금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