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手記)로 작성하는 아파트 관리비 출금전표를 조작해 수억 원을 빼돌린 50대 관리소장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형사4단독 김문성 부장판사는 업무상횡령, 사문서변조, 변조사문서행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대구 북구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 일하던 A씨는 2022년 5월부터 1년4개월 동안 관리비 출금전표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35차례에 걸쳐 4억40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가 일한 아파트는 입주자 상당수가 노인이었고, 관리비 지출 결제도 전산시스템이 아닌 수기로 이뤄지고 있었다. 이런 점을 노린 A씨는 관리비 지출 승인을 받은 9만 원짜리 출금전표앞에 자신이 숫자를 더 적어 넣어 209만원으로 위조하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렸다.
A씨는 가로챈 돈을 사설거래소를 통한 선물투자나 생활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부장판사는 “A씨는 아파트 입주민의 신뢰를 저버렸고, 아직까지 횡령 금액 중 1억 7000만 원 상당의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피해자들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다만 A씨가 공금 횡령 사실을 자백했고, 수사 과정에서부터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면서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