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주항에 입항한 크루즈 '드림호'를 타고 제주를 찾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하선하고 있다. /뉴스1

제주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의 증감이 엇갈리면서 관련 업종의 명암도 교차하고 있다.

13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중 대형마트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하고, 신용카드 사용액도 2.9% 줄었다. 고물가·고금리 부담 등으로 4월 중 소비자심리지수(98.2)는 전월 대비 1.3 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내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소비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절대적인 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며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면세점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22.7% 늘며 지난해 4분기(2.7%)에 이어 증가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지역을 찾은 관광객들의 물품 구매에서 내국인 관광객의 빈 자리를 외국인 관광객이 대신하면서 관련 업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128만명으로 전년 대비 9만9000명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도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공항 국제선 운항 편수(도착 기준)는 3월 621편에서 4월 602편, 5월 678편 등이다. 이 중 중국 운항 편수는 3월 454편, 4월 434편, 5월 510편 등으로 지난달 기준 전체 국제선의 75%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최근 제주 경제는 소비와 건설 부문이 부진한 모습이지만, 외국인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실물경제 둔화 흐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체류기간이 짧은 크루즈 여행객의 비중이 크고,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 수혜 업종간 차별화 등으로 관광객 수 증가에 따른 경기 개선 체감 정도는 아직까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