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열린 한 웨딩박람회에서 예비 부부가 드레스 등 결혼 관련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저출산‧고령화로 인구절벽에 내몰린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지방 소멸 위기를 막고자 안간힘을 쏟는 가운데, 부산 사하구가 만남 비용부터 결혼 축하금, 전세금을 지원하는 ‘미혼 남녀 만남의 날’을 추진한다.

22일 부산 사하구에 따르면 올해 10월 열릴 예정인 ‘미혼 남녀 만남의 날’ 행사 예산을 2024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했고, 예산안은 지난 17일 구의회를 통과했다.

대상자는 주민등록지 또는 근무지가 사하구인 1981~2001년생이다. 서류심사를 통해 참가자를 선발하고, 면접에서 성향을 미리 파악해 커플 매칭 확률을 높이기로 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만난 이들에게는 데이트부터 결혼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우선 커플로 매칭되면 1인당 50만원씩, 커플에게 총 100만원의 용돈을 지급한다. 상견례 시 1인당 100만원, 결혼을 하게 되면 축하금 2000만원을 준다. 결혼해서 전셋집을 구할 경우 전세보증금 3000만원 또는 월세 80만원(최장 5년)도 지원하기로 했다.

사하구 관계자는 “올해 10월 시범적으로 행사를 진행해 보고, 내년부터는 외국인까지 대상을 늘려 월 1회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매에 나서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경기 성남시는 ‘솔로몬의 선택’이라는 미혼남녀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현재까지 6번의 행사에서 120쌍의 커플이 맺어졌으며 최근 첫 번째 결혼 주인공도 탄생했다.

대구 달서구도 8년째 미혼남녀 만남을 주선해 왔다. 현재까지 1200여 명이 참가해 235커플이 탄생했고 14커플이 결혼에 골인했다.

세종시도 5년 만에 맞선 주선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최근 80명 모집에 300명 넘게 지원자가 몰렸는데, 대다수가 세종시로 이전한 중앙부처와 관계기관 직원들이었다.

이런 행사는 참가비 무료에 지자체 검증을 거쳐 상대를 믿고 만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지역 청년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다만 단순한 일회성 행사로 그칠 게 아니라 정부 차원의 출산 장려, 자녀 양육 지원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