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수해 1주기 진혼제 포스터. /‘예천 진혼제를 준비하는 사람들’ 제공

“지난해 여름을 휩쓸고 간 폭우로 경북 예천에선 1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해병대 채수근 상병도 내성천에서 안타깝게 꽃다운 청춘을 빼앗겼습니다. 이에 1주기를 맞아 예천 주민들이 뜻을 모아 가신 이들의 넋을 달래는 진혼제를 올리고자 합니다.”

지난해 경북 예천 수해로 목숨을 잃은 주민들과 해병대원 고(故) 채 상병의 넋을 기리는 진혼제가 이번 주말 주민 주도로 열린다.

‘예천 진혼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오는 6일 오후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예천군 호명면 직산리 월포생태공원에서 진혼제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월포생태공원은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채 상병의 시신이 수습됐던 내성천 고평교 인근에 있는 곳이다.

진혼제는 1부 ‘물길을 따라 바다에 이르소서’를 주제로 고인들을 모시는 길놀이 해원굿과 묵념, 추모 공연, 살풀이춤, 해금 연주로 구성된다. 2부에는 ‘국화 한 송이에 담지 못하는 마음이여’라는 주제로 참가자들이 강물에 흰 국화를 헌화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예천 진혼제를 준비하는 사람들’ 공동대표인 안도현 시인은 “이번 진혼제는 관변단체 없이 순수하게 주민이 자발적으로 준비를 한 것”이라며 “특검 같은 정치적 구호가 아닌 순수한 마음에서 비명에 가신 분들의 영혼을 달래는 마음에서 열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경북 예천에선 기록적인 폭우와 산사태로 채 상병 외에도 주민 15명이 숨졌다. 주민 2명은 현재까지 실종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