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화재로 23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아리셀)에서 이전에도 4차례 불이 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8일 “이 공장에서는 이번 화재 이전에도 3년간 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2021년 2건, 2022년 1건, 올해 1건 등이다. 여기서 올해 1건은 이번 화재 이틀 전인 지난달 22일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22일 화재는 작업자가 배터리에 전해액을 주입한 이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 배터리 온도가 급상승해 불이 났지만 근로자들이 진화했고 업체는 이를 소방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리튬 1차 전지는 리튬 원료에 분리막을 여러 겹으로 말아 만들어 밀도가 높고, 분리막이 손상되면 발열과 폭발 등 열폭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엄격하게 공정을 관리해야 하고, 연쇄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분리 보관해야 한다.
지난 4건의 화재와 달리 이번 화재 피해가 컸던 이유에 대해 경찰은 “한 개의 배터리만 불량이어도 주변에 있는 배터리들에 열이 전달돼 연쇄 반응이 날 수 있다”며 “한 곳에 배터리를 대량으로 쌓아두는 등 보관 방식이 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공장 3동 2층은 완성품의 출력을 확인하고 포장 등 작업을 하는 곳이었다. 이 과정에서 제품에 대한 외부 충격이나 조작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제품 자체가 불량이었거나 검수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은 방범카메라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불이 난 공장 3동 2층에 근로자 43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중 2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12명만 무사히 탈출한 것이다.
경찰은 업체 아리셀과 인력 공급업체인 메이셀 관계자 등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한 상태이다. 아리셀 박순관 대표는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고용부는 아리셀의 불법 파견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아리셀 근무자와 원료 공급업체 관계자 등 65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