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지난 15일 이곳을 다니던 60∼70대 4명이 점심으로 보양식을 먹고 중태에 빠졌다. /연합뉴스

경찰이 지난 15일 복날 보양식으로 오리고기 등을 먹은 60∼70대 4명이 차례로 중태에 빠진 사건에 대해 전담팀을 편성하는 등 수사 인력을 대폭 보강해 용의자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의 가검물에서 농약(살충제) 성분인 유기인제가 검출되면서다.

경북경찰청은 17일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형사기동대·봉화경찰서 등 총 57명으로 구성된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로당 회원 50여명의 행적과 동선에 따른 CCTV를 확인하는 한편 마을 주민을 상대로도 탐문수사를 진행 중이다. 또 이들이 보양식을 먹은 식당에 들르기 전과 식사 이후 동선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주민들이 먹은 오리고기 외 음료나 반찬 등에 농약이 들어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특정되진 않았지만 특정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을 이용하는 41명이 복날을 맞아 인근 식당에서 오리고기와 쌈 등을 나눠 먹었다.

이후 경로당에서 60~70대 여성 3명이 쓰러졌고, 다음날 70대 여성 1명도 쓰러져 중태에 빠졌다. 이 여성의 가검물도 국립과학연구소에 보낸 결과, 앞서 피해자들과 동일한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이들은 사건 당일 모두 같은 식탁에서 식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동병원에서 치료 중인 주민 4명은 경로당 회장과 부회장, 회원 2명이다. 17일 오후 2시 현재 중태에 빠진 이들 중 1명은 의료진들이 이름을 부를 경우 고개를 끄덕이는 등 생체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