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전경. /조선일보 DB

자신을 혼낸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종혁)는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울산 동구 자택에서 60대 아버지 B씨를 흉기로 2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A씨는 사건 당일 외출했다가 차량 소리 등이 시끄럽고 혼란스럽다는 이유로 화가 난 상태로 귀가해 거실에 있던 의자를 부쉈다. 이에 아버지 B씨가 “이런 식으로 하면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고 나무라자 아버지를 밀쳐 넘어뜨린 뒤 가지고 있던 흉기로 목 부위를 1차례 찔렀다.

이를 본 A씨의 어머니가 흉기를 빼앗고 신고를 하려고 밖으로 나간 사이 A씨는 다른 흉기를 가져와 B씨를 20여 차례 이상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2017년부터 정신병적 증상이 나타났으나 이후 환청과 망상 증상이 심한데도 본인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그는 “이 세상은 가짜고, 아버지도 가짜여서 범행했다”는 등으로 진술했다. 앞서 그는 어머니를 폭행한 적이 있었고, 모르는 사람을 특수협박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은 적도 있었다.

재판부는 “자신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범죄는 반인륜적이자 반사회적인 특성이 있어 형법에서 일반 살인죄보다 가중처벌하고 있다”며 “A씨 가족이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고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A씨가 조현병 등으로 인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던 점 등도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