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해파리에게 쏘이는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22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발생한 해파리 쏘임 사고는 총 181건으로 집계됐다. 매일 60건꼴이다. 지난해 강원도에서 발생한 해파리 쏘임 사고는 총 45건이었는데 불과 3일 만에 그 4배가 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강릉 주문진과 경포가 각각 45건과 22건, 고성 거진1리가 20건, 양양 낙산이 14건 등으로 해파리는 강원도 해안 전역에서 출몰하고 있다.
강원도 해수욕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강원도 관계자는 “지난달 29일부터 도내 해수욕장들이 차례로 개장한 이후 해파리 사고가 한 건도 없었는데 지난 19일부터 갑자기 속출하고 있다”며 “수상 안전 요원들이 매일 포획 작업을 하고 있지만 너무 많아 한계가 있다”고 했다. 고성군은 지난 20~21일 피서객이 해수욕장 물에 들어가는 것을 아예 금지하기도 했다.
동해안에 출몰하고 있는 해파리는 중국 앞바다에서 온 노무라입깃해파리다. 주로 6월 말부터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앞바다로 밀려온다. 크기는 1~2m로 하늘거리면서 바다를 떠다닌다. 몸이 투명해 잘 보이지 않는다. 해파리 중에서도 특히 독성이 강해 촉수에 쏘이면 피부가 부풀어 오르며 불에 덴 것 같은 통증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다. 2012년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8세 어린이가 목숨을 잃은 적도 있다.
최근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해파리 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게 국립수산과학원 분석이다. 수산과학원이 지난 5월 노무라입깃해파리의 번식지인 동중국해를 조사한 결과, 개체 수가 지난해 1ha당 9마리에서 올해는 90마리로 10배가 됐다. 이 해파리가 6월 말부터 남해와 동해로 밀려들자 수산과학원은 제주(7월 5일)와 부산·경북(7월 12일)에 차례로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보를 내렸다. 주의보는 100㎡당 해파리 수가 7마리가 되면 발령한다. 윤석현 수산과학원 연구관은 “이번 주 중 강원도 앞바다에도 주의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사고를 피하려면 몸이 덜 드러나는 수영복을 입는 게 좋다. 쏘이면 바로 물 밖으로 나와 쏘인 부위를 바닷물로 씻어야 한다. 수돗물로 씻으면 독이 퍼져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피부에 박힌 촉수는 장갑을 끼고 뽑아내야 한다.
강원도는 피서객을 보호하기 위해 해변을 둘러싸는 그물망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릉시는 배를 띄워 해상에서 해파리를 포획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