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을 잃고 추돌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구한 수원서부경찰서 남상원 경위(왼쪽)과 우한얼 순경. /경기남부경찰청

의식을 잃고 추돌사고를 낸 운전자가 사고 현장을 발견하고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경찰관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당시 이 50대 여성 운전자는 부친이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집으로 가던 중 스트레스 때문에 실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5월 30일 수원시 권선구 행정타운 앞 왕복 8차로 도로에서 발생했던 긴박한 상황을 영상으로 제작해 23일 유튜브에 올렸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쯤 신호대기 중이던 앞 차량을 뒤따르던 차량이 추돌하는 사고가 났다. 그런데 뒤차 운전자 A(50)씨는 양팔이 늘어지고 입을 벌린 상태로 운전석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쓰러져 있었다. 당시 교통순찰 근무를 하다 현장을 발견한 수원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남상원 경위와 우한얼 순경은 생명이 위험하다고 직감했다.

두 경찰관은 즉시 잠긴 조수석 창문을 순찰차에 비치된 삽과 지나던 화물차량에서 빌린 망치로 깨뜨리고 열었다. 남 경위는 A씨의 맥박과 호흡이 없는 것을 보고 즉시 운전석 의자를 젖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우 순경은 112 상황실에 보고하고 119 구급대를 요청했다. 마침 A씨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온 가족에게 물어 지병 등을 확인했다.

남 경위와 우 순경은 119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약 5분간 번갈아 힘껏 CPR을 실시했다. 이 때문에 당시 순찰차 블랙박스에는 영상에는 차량이 크게 들썩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두 경찰관의 신속한 조치에 A씨는 숨을 토해냈고. 119 구급대는 응급처치를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다음날 의식을 회복한 데 이어 집중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A씨는 지병이 없었으나 당시 부친이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집으로 가던 중이었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A씨가 과도한 스트레스로 관상동맥이 경련을 일으키는 바람에 의식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A씨는 사고 약 한달 뒤 수원서부경찰서를 방문해 두 경찰관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초기에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골든타임을 확보해 3%의 확률로 살았다는 얘기를 병원에서 들었다”며 “그날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두 분을 만난 것은 천운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남 경위와 우 순경은 “빨리 구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지만 뿌듯하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지난 5월 30일 수원의 도로에서 의식을 잃고 앞차를 추돌한 운전자를 순찰하던 경찰관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구해냈다. /경기남부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