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경이 불법 조업 현장 증거를 수집하는 업무에 활용하는 무인헬기가 바다에 추락했다.
24일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3시쯤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서쪽 74㎞ 해상에서 제주해양경찰서 소속 경비함정 3012함에 배치된 무인헬기 ‘루펠E’가 바다에 추락했다.
해경은 루펠E가 당시 차귀도 해역을 순찰하고 복귀하는 과정에서 통신이 끊겨 바다에 빠졌다고 밝혔다.
루펠E는 길이 1.8m, 무게 18.5㎏로 고중량이지만 바다에 빠진 뒤 이산화탄소를 자동 분사하는 부력장치가 작동하면서 바닷속으로 가라앉지 않았다. 사고가 난 무인헬기는 통신 두절에 대비해 함정으로 자동 복귀하는 기능이 있지만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GPS 정보를 토대로 추락 해역에 고속단정을 보내 루펠E를 수거했다. 해경은 경비함정이 입항하는 대로 추락 원인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루펠E는 해양경찰청이 지난 2021년 12월 원거리 임무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처음 도입한 장비다. 그동안 불법 조업을 채증하려면 해경 경비함정이 어선과 불과 1㎞ 떨어진 곳까지 근접해 사진 촬영을 해야 했지만, 루펠E는 경비함정에서 반경 20㎞까지 이동해 촬영할 수 있어 감시 범위가 기존 방식보다 20배 넓은 장점을 갖고 있다.
루펠E 추락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지난해 3월에도 서귀포시 이어도 남서쪽 142㎞ 해상에서 서귀포해경 5002함에 탑재된 무인헬기 루펠E가 훈련 중 바다에 추락했다. 당시 사고가 난 무인헬기는 고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갑자기 상공에서 돌다가 순식간에 바다로 빠졌다.
헬기 1대당 가격은 약 1억5000만원으로 모두 기체보험에 가입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