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로 전국이 펄펄 끓는 가운데 바다와 계곡 등에서 피서객이 물에 빠져 숨지는 수난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4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쯤 괴산군 청천면 달천 유역에서 조카와 물놀이하던 50대 남성 A씨가 물에 빠졌다. 가족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심정지 상태의 A씨를 구조했으나 숨졌다. 10살 조카는 가까스로 수영해 뭍으로 빠져나왔다.
또 이날 낮 12시 32분쯤 경북 청도군 신원계곡에서도 50대 B씨가 물에 빠졌다. B씨는 휴가 중이던 소방대원 2명에게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같은 날 오전 11시 24분쯤 전북 완주군 동상계곡에서는 물놀이하던 60대가 숨졌다. 비슷한 시각 남원 지리산국립공원 구룡폭포에선 산악회원들과 함께 등산하러 온 70대가 익사했다.
충남에선 서천 한 리조트 수영장에서 놀던 C(14)군이 물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전날 오후 4시쯤 경북 울진 후포리 앞바다에선 제동방파제 부근에서 조개를 잡던 60대가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났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3시 12분쯤 전북 진안군 동향면 천반산자연휴양림 앞 하천에서 물놀이하던 60대 D씨가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심폐소생술(CPR)을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D씨는 끝내 숨졌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연일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더위를 피하려 계곡이나 바다를 찾는 시민이 많다”며 “안전한 물놀이를 위해 구명조끼 착용, 물살이 거세거나 수심이 깊은 위험구역 접근 금지 등 안전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달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해마다 8월에 물놀이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2019~2023년 5년 동안 전국적으로 물놀이 사고로 총 122명이 사망했다. 사망 사고는 8월에 58건으로 가장 많았다. 사고 원인은 수영 미숙(44명)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구명조끼 미착용 등 안전 부주의(40명), 음주 수영(21명), 급류 휩쓸림(11명) 순이었다. 50대 이상 사망자가 51명으로 42%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