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아파트 지상‧지하 전기차 충전기 주변에 방화벽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인천시는 13일 전기차 화재 안전 종합대책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엔 인천소방본부와 10개 군‧구, 한국전기안전공사, 인천대, 한국EV기술인협회 등 관계자와 자동차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인천시는 우선 아파트 단지 지상과 지하에 설치돼 있는 전기차 충전기 주변에 방화벽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회의에서 지상이든 지하든 충전기 주변에 방화벽 설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았다”며 “방화벽 설치를 위한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지역 아파트엔 총 1만3356기의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상엔 1624기가 지하엔 1만11732기가 각각 설치돼 있다. 아파트 단지를 포함한 인천 지역 전기차 충전기는 총 1만9531기다.
인천시는 또 전기차 생산 과정에서 배터리 화재 시 진화를 위한 소화수 공급장치가 설치된 차량이 생산되도록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이 외에 현재 지하 3층까지 설치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하 1층까지로 조정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하고, 급속충전기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완속충전기는 90%까지 충전해야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시민들에게 적극 알리기로 했다.
회의를 주재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전기차 안전 전반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전기차 화재로 인한 대형사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인천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지고 차량 870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또 당시 화재로 지하에 설치된 수도관과 전기 배선 등이 손상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의 임의조작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한편 인천소방본부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인천 지역 1682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긴급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천소방본부는 이번 조사에서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아파트 차원의 자체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필 계획이다. 관련 안전교육도 함께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