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에서 실이 나왔어요.”
지난 2월 부산 연제구 한 중국집 주인 A씨는 짬뽕 등을 배달 주문한 손님에게서 이런 전화를 받았다. 속으론 ‘어, 이상한데. 주방에서 실을 안 쓰는데’하고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괜히 시비에 휘말렸다간 ‘별점 테러’ 등을 당할 수 있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바로 환불조치했다.
그런데 이 ‘짬뽕실’ 사건은 고객의 자작극으로 결론났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20대 남녀 B씨와 C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서로 연인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중국집 A사장에게 한 것과 같은 수법으로 부산지역 자영업자에게 “이물질이 나왔다”고 속이고 133차례에 걸쳐 식비 300여만원을 환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모두 127명으로 식당에서부터 디저트 가게, 카페, 야식전문점 등 다양한 자영업자들이었다. 이들은 배달받은 음식 등에 실 등 이물질을 집어넣고 사진을 찍어 자영업자에게 보여준 뒤 환불을 요구하는 식으로 범행했다. 경찰은 ”대부분 실을 이물질로 썼고 머리카락을 이용한 사례도 가끔 있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B씨 등은 배달받은 음식을 얼추 다 먹고 난 뒤에 이런 행각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음식 등을 다 먹은 뒤 환불을 받았으니 무전취식을 한 셈이다.
이 사건은 한 자영업자가 피해 내용을 지역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불거졌다. 배달 전문음식점 사장인 피해자가 그 전 식당 직원 시절 환불해줬던 사람과 같다는 걸 기억해내고 해당 사연을 올렸다. 이후 여기저기서 같은 피해자들이 나타났고 그 내용을 경찰에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