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대응댐 후보지로 충남 청양군 지천을 선정한 배경 등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환경부의 주민설명회가 댐 건설 반대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열리지 못했다.
지천댐 건설 반대를 주도하는 지천댐 반대 대책위원회는 27일 오전 환경부의 주민설명회가 열리는 청양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을 찾아 “주민들과 상의 없는 댐 건설을 철회하라”며 행사 진행을 막았다. 환경부 관계자들은 설명회 행사장에 들어가려 했으나 반대하는 주민들이 이를 막아 결국 입장하지 못했다.
댐 건설 반대 주민들은 “우리는 주민설명회를 원하지 않는다” “환경부는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설명회 한 시간 전부터 행사장을 점거했다. 일부 주민이 무대 위에 올라가는 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은 반대 측 주민들을 향해 “질서를 지켜달라”고 요구했으나 주민들의 반발은 계속됐다. 일부 주민은 “주민 의견을 듣고 정책을 결정하는 게 행정의 기본이다” “댐을 만들겠다고 발표해 놓고 설명회를 여는 게 말이 되냐” 등의 고성을 질렀다.
이 과정에서 찬반 입장이 엇갈린 주민들간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주민은 “일단 환경부 얘기를 들어보자. 왜 설명회도 못 하게 하느냐”며 반대 주민들을 향해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반대 측 주민은 “댐을 만든 뒤 발전한 곳을 본 적 있느냐”며 “댐 건설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 측은 행사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를 훌쩍 넘기고도 주민 반발이 계속되자 10시 25분쯤 설명회 취소를 선언하고 퇴장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오늘 설명회는 일방적인 주장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주민 의견을 듣고자 한 것”이라며 “찬성하시는 분도 있고 반대하는 분도 있을 텐데 오늘 이런 상황에선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과 충분히 소통한 뒤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장에는 충남도와 청양군 소속 공무원들도 참석해 반대 측 주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한 주민은 “충남도와 청양군은 행사장에 공무원을 동원할 게 아니라 먼저 지천댐 건설에 대한 주민들의 입장부터 잘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